사랑한다고 쓸까
미워한다고 쓸까
채울 말이 없는
빈 원고지 앞에서
바르르 떠는 펜
바르르 떠는 손으로
한 잔의 커피를 든다
달지도 않다
쓰지도 않다
단맛과 쓴맛이
한가지로 어우러내는
그 향기
커피는 설탕을 적당히 쳐야만
제 맛이다
블랙커피는 싫다
커피 잔에 녹아드는 설탕처럼
이성의 그릇에 녹아드는 감성
그 원고지의 빈 칸 앞에서
밤에 홀로 커피를 드는 것은
나를 바라다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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