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시 인 / 박경리

윤소천 2022. 12. 16. 11:49

 

시인은

사과 한 알갱이 훔치는 것을

옳다 하질 말라

비록 그들이 가난할지라도

시인은

시기의 암울한 눈빛

그것을 어찌 당연하다 할 것인가

그들에게 여벌이 없을지라도

옳다 함은

그들을 기만하는 것

당연하다는 것도

그들을 경멸하기 때문이며

진실이 아니다

저 역사의 봉우리 봉우리

기만하고 경멸하며

백성들 울음 모아 진군한 영웅들

혁명의 황금알은 저이가 먹고

벌판으로 내어 쫓긴 백성들

시인은

어느 누구에게도 영혼 팔지 말고

권리 못지않게 의무 행하며

생명의 존엄

도도하게 노래하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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