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꺼지지 마라 / 박노해

윤소천 2022. 11. 13. 12:11

 

마르지 마라 마르지 마라

눈물이여 강물이여*

삭막하고 메마른 세상을 적시는

사랑의 눈물이여

아픈 날들을 품고 흐르는

큰 울음이여 눈물의 은총이여

꺼지지 마라 꺼지지 마라

불빛이여 눈빛이여

비정하고 두터운 망각을 밝히는

어둠 속의 촛불이여

어려움이 많은 마음에 밝혀 든

희망의 불씨여 촛불의 기도여

멈추지 마라 멈추지 마라

사랑이여 저항이여

낡아진 혁명을 새로이 혁명하는

젖은 눈의 그대여

다시 새벽에 길 떠나는

떨리는 걸음이여 이슬 맺힌 꽃이여

*괴테에게서 일부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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