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돌부처 / 강 만

윤소천 2022. 10. 23. 07:39

 

 

 

그 절간 뒤에는 늙은 돌부처 하나 서있다

처음 돌 속에서 나왔을 때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남 돌부처였다

세상에 오래 살며 배고픈 비바람에게

귀도 떼어주고 입도 떼어주고

아들 못 난 아낙에게는 코도 떼어주다 보니

두리뭉실 흔적만 남았다

세상의 측은한 것들에게 몸 다 내어주고

적막한 절간 뒤에서

 

이제는 다시

돌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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