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작은 기도 / 정호승

윤소천 2022. 2. 15. 07:51

 

누구나 사랑 때문에

스스로 가난한 자가 되게 하소서

 

누구나 그리운 사립문을 열고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소서

 

하늘과 별과 바람과 

땅의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고

말할 때와 침묵할 때와

그 침묵의 눈물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작은 빈손 위에

푸른 햇살이 내려와 앉게 하소서

 

가난한 자마다 은방울꽃으로 피어나

우리나라 온 들녘을 덮게 하시고

진실을 은폐하는 일보다

더 큰 죄를 짓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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