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구절초꽃 / 김용택

윤소천 2021. 12. 15. 14:14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정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그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