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구 도 / 이성선

윤소천 2021. 12. 6. 14:07

 

 

세상에 대해서 할 말이 줄어들면서

그는 차츰 자신을 줄여갔다.

 

꽃이 떨어진 후의 꽃나무처럼

침묵으로 몸을 줄였다.

 

하나의 빈 그릇으로 세상을 흘러갔다.

빈 등잔에는 하늘의 기름만 고였다.

 

하늘에 달이 가듯

세상에 선연히 떠서

그는 홀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