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봄 / 오세영

윤소천 2021. 4. 4. 09:53

 

 

 

봄은

성숙해 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양이

낮잠을 든 사이로 온다

 

눈 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항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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