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물 위에 쓴 시 / 정호승

윤소천 2017. 4. 8. 19:36


물 위에 쓴 시




내 천개의 손 중 단 하나의 손만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 주다가

내 천개의 눈 중 단 하나의 눈만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다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하여 길이 없는 밤은 너무 깊어

달빛이 시퍼렇게 칼을 갈아 가지고 달려와 날카롭게 내 심장을 찔러

이제는 내 천 개의 손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내 천 개의 눈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