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윤소천 2015. 6. 14. 09:49

 

 

 

꽃으로 잎으로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근소근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 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 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 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