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검은 빛 / 김현승

윤소천 2015. 5. 16. 02:41

 

 

 

검 은 

 

 

 

 

 

 

 

노래하지 않고

노래할 것을

더 생각하는 빛

 

눈을 뜨지 않고

눈을 고요히 감고 있는

 빛

 

꽃들의 이름을 일일이 묻지 않고

꽃마다 품 안에 받아들이는

 

사랑하기 보다

사랑을 간직하며

허물을 묻지 않고

허물을 가리워 주는

 

모든 빛과 빛들이

반짝이다 지치면

숨기어 편히 쉬게 하는 빛

 

그러나 붉음보다도 더 붉고

아픔보다도 더 아픈

빛을 넘어 빛에 닿은

단 하나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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