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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노래 / 김용택

​해 넘어가면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잎을 떨구며피를 말리며가을은 자꾸 가고당신이 그리워마을 앞에 나와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강을 건너강가에 앉아헌 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당신 그리워 눈물 납니다​못 견디겠어요아무도 닿지 못할세상의 외로움이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스칩니다​가을은 자꾸 가고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빈 산에 남아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해 지고가을은 가고당신도 가지만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식지 않고 김 납니다 출처. 11월의 노래 / 깅용택. 작성자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4.11.20

구상 선생님께 / 이해인

세상엔 시가 필요하다고유언처럼 말씀하신 시인 선생님오늘 우리는 모두각자의 자리에서 바삐 지내다가이렇게 아름다운 수도원 성당에11월의 나뭇잎을 닮은하나의 시가 되고 노래 되어기도하는 마음으로 모였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 윤동주와도같은 해에 태어나신 강과 밭과 예수님의 시인 구상 선생님탄생 100주년은 세상에서아무나 축복받은 것이 아니겠지요후대에도 기억될 만큼그 삶이 훌륭했다는 증거겠지요 잠든 혼에 불을 놓는 예언자적 시인으로삶을 관조하고 연구하는 철학자로깊이 명상하는 기도자로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언론인으로문학을 가르치는 넓은 마음의 스승으로오랜 세월 우리에게 기쁨을 주셨습니다 남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겐 엄격하게 대하는 것이덕과 지혜임을 일러주셨습니다우정을 잘 가꾸는 당신만의 비법도지인들에게 살짝 알..

읽고 싶은 시 2024.11.19

괜찮은 척하며 사는 거지 / 이해인

사람들은 제 각각 괜찮은 척하며 살아가는 거지그러나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프지 않은 척하며 살아내는 거지,그러나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힘들지 않은 척하며 이겨내는 거지그러나 힘들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보이지는 않지만모두 자신 만의 삶의 무게를이고 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남의 짐은 가벼워 보이고내 짐은 무겁게 느끼며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모퉁이를 돌아가 봐야거기에 무엇이 있는지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가 보지도 않고 아는척 해 봐야득되는 게 아무것도 없지요.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져 아픔과 고민이 다 쓸려간다 해도꼭 붙들어야 할 것이 있으니바로 믿음이라는 마음입니다.  출처. 괜찮은 척하며 사는 거지 / 이해인, 작성자 소천의 샘터

읽고 싶은 시 202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