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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연가 / 이해인

윤소천 2025. 3. 20. 10:16

 

밤의 길이 낮의 길이

똑같은 오늘

흰 구름 닮은 기쁨이

뽀얗게 피어오르네

봄 꽃들은 조심스레 웃고

봄을 반기는 어린 새들은

가만히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도

밤낮이 똑같은 축복이 되기를

이웃 향한 나의 우정도

일을 향한 나의 열정도

밤낮이 똑같을 수 있기를

나의 인품도 조금씩

더 둥글어져서

일 년 내내

일생 내내

똑같을 수 있기를

기도해 보는 오늘!

바람이 차갑게 불어와도

마음엔 따스함이 스며드는

춘분의 축복이여

 

[출처] 춘분 연가 -이해인 / 작성자 소천의 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