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마음의 구멍 / 구 상

윤소천 2023. 8. 14. 18:20

 

 

 

 

내 마음 저 깊이 어디

한 구멍이 뚫려 있어

저 허공과

아니 저 무한과

저 영원과 맞닿아서

공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는

그곳으로부터

신기한 바람이 불어온다.

신비한 울림이 울려온다.

신령한 말씀이 들려온다.

나는 어린애가 되어

말 이전의 말로

이에 응답할 제

온 세상 모든 것이

제 자리서 제 모습을 하고

총총한 별이 되어 빛을 뿜으며

나는 나의 불멸을 실감하면서

삶의 덧없음이 오히려 소중해지며

더없이 행복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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