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몸 함께 갈 수 없어
자리에 눕혀 놓고
마음 홀로 문을 나서면
동서남북 캄캄한 밤
길도 없는 하늘에 별 하나 뜰까
어린 왕자사는 별은
어디쯤일까
몸을 떠난 혼은 그때
어떤 마음으로 어느 산굽이 돌며
지척일까
한 생애 무거운 살 벗어놓고
고통의 뼈도 내려놓고
가볍게 가볍게 깃털 하나로
약속된 시간 지체 없이 돌아가는
귀향의 길
마침내 알리라
나를 세상에 보내신 분의 뜻을
그리고 눈뜨고 귀 열리리라
삶은 끝없이 꾸는 꿈이고
죽음은 비로소 깨어나는 현실임을
그날을 위해 날마다
은사시나무 가지 끝에 부는 바람
가슴으로 새기며
남모르는 마지막 공부에
밤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