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춘분 일기 / 이해인

윤소천 2015. 7. 8. 03:05

 

 

춘 분  일 기

 

 

 

  

 

 

 

바람이 불 듯 말 듯

꽃이 필 듯 말 듯

 

해마다 3월 21일은

파밭의 흙 한 줌 찍어다가

내가 처음으로

시를 쓰는 날입니다

 

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다구요?

 

모든 이에게

골고루 사랑을 나누어주는

봄 햇살 엄마가 되고 싶다고

 

춘분이면

밤낮 길이 똑같아서 공평한

세상의 누이가 되고 싶다고

일기에 썼습니다

 

아직 겨울이 숨어있는

꽃샘바람에

설레며 피어나는

내 마음의 춘란 한 송이

 

오늘따라

은은하고

어여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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