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첨가어이므로 체언에 토씨(조사)를 적절하게 붙여 써야 원하는 뜻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인이라면 특별히 토씨를 잘못
써서 낭패를 당하는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급 언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토씨의 미세한 차이를 감안하여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적절하게 표현하려 한다. 그러므로 두루 그 미세한 차이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김유정은 소설 '동백꽃'에서 주인공의
수탉이 점순이 수탉한테 쪼이어 대가리에서 피가 떨어지는 것을 “붉은 선혈은 뚝뚝 떨어진다”라고 묘사했다. 여기에 쓰인 토씨 '은'은 '이'로
바꾸어야 한다. “붉은 선혈이 뚝뚝 떨어진다”라고 해야 그 장면을 제대로 나타낸 문장이 된다.
사람이 누워서 자는 것을 보고
'사람이 누워서 잔다'처럼 말하지 '사람은 누워서 잔다'처럼 말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조금 일찍 나가는 사람이 '저는 일찍 나가겠습니다'라고
해야지 '제가 일찍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우습다.
'가, 이'는 '누가 그러한지'에 대한 답의 성격으로 쓰는 토씨다. 곧,
서술어의 주체를 밝히는 때 쓴다. 그러나 '는, 은'은 '그가 어떠한지'를 밝힐 때 쓰인다. 곧, 주어의 서술어를 밝히는 경우에 쓰는 것이다.
곰곰 생각하면 우리가 이미 이런 차이점을 알고 분별해서 이 두 토씨를 쓰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구별을 무시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바르게 쓰는 것이 아름답다.
출처 : 무등수필문학회
글쓴이 : 김선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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