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진달래 / 이해인

윤소천 2015. 4. 29. 17:37

 

 

 

진   달   래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