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 /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앉은 빈소주병이었다 읽고 싶은 시 202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