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윤소천 2021. 10. 18. 08:51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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