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갈대 / 정호승

윤소천 2013. 12. 16. 04:00

 

 


 

  내가 아직 강변에 사는 것은

   죽은 새들이 내 발밑에서 물결치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도 아무도 살지 않는 강변에 사는 것은

      실패도 생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한 것이라는

 

 죽은 새들의 정다운 웃음소리를 들으며

 온종일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나의 삶이 진정 괴로운 것은

 분노를 삭일 수 없다는 일이었나니

 

 내가 아직도 바람 부는 강변에 사는 것은

   죽은 새들이 날아간 하늘에 햇살이 빛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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