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눈 길 / 정두리

윤소천 2025. 4. 28. 20:09

 

 

땅끝 어디에서 밝힌 불일까?

하얗게 밝혀진

눈길을 걷는다.

 

하얀길에 

누가 먼저 갔을까?

점 하나, 점 둘

눈 위를 디딜 때

두려웠겠다.

 

앞장서서 걷기가 

힘들었다고

깨끗한 길 걸어가기

조심스러웠다고

 

누군가 

눈길 위에다

내가 알기 쉽도록

한 자, 한 자

마음을 표시해 놓고 갔었다.

 

출처 : 눈길 / 정두리. 작성자 소천의 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