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산이 날 에워싸고 / 박목월

윤소천 2024. 1. 8. 09:46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산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팍에 호박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구름처럼 살아라 한다.

바람처럼 살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