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시

야영하는 깃발 / 김남조

윤소천 2016. 8. 29. 19:20


야영하는 깃발




오늘도 해 저물어

사람들 저마다 제 집으로 가고

집 없는 이도

외로움 데리고 어디론가 스며들었다


외등보다 얼마 높은

공중에서

펄럭펄럭 숨쉬는 깃발

- 살아 있고 살아야 한다는

지상의 독백들이

꽃씨처럼 날아올라

펄럭펄럭 함께 호흡하니

잘은 모르겠으나

칼집에서 나온 칼처럼

시퍼런 것이구나